윤동주의 [ 序詩 ]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아마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문제로 접한 시인이 윤동주가 아닐까. 그 정도로 한국 문학사에서 많이 다뤄지는 민족 시인으로, 이육사와 더불어 문학 시간 때 그 이름이 셀 수 없이 거론되었을 것이다. 나도 윤동주를 국어 시간 때 처음 접해봤고, 모의고사를 거듭할수록 그의 시가 정말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간단하게 윤동주에 대해 언급하자면, 그는 일제강점기의 시인으로 짧은 생애를 살았지만, 특유의 감수성과 삶에 대한 고뇌와 애국심이 서려 있는 작품들로 인해 대..
백석의 눈이 많이 와서 산엣새가 벌로 나려 멕이고 눈구덩이에 토끼가 더러 빠지기도 하면 마을에는 그 무슨 반가운 것이 오는가 보다 한가한 애동들은 어둡도록 꿩사냥을 하고 가난한 엄매는 밤중에 김치가재미로 가고 마을을 구수한 즐거움에 사서 은근하니 흥성흥성 들뜨게 하며 이것은 오는 것이다 이것은 어늬 양지귀 혹은 능달쪽 외따른 산옆 은댕이 예대가리밭에서 하로밤 뽀오한 흰 김속에 접시귀 소기름불이 뿌우현 부엌에 산멍에 같은 분틀을 타고 오는 것이다 이것은 아득한 녯날 한가하고 즐겁든 세워로부터 실 같은 봄비 속을 타는 듯한 녀름볕 속을 지나서 들쿠레한 구시월 갈바람 속을 지나서 대대로 나며 죽으며 죽으며 나며 하는 이 마을 사람들의 으젓한 마음을 지나서 텁텁한 꿈을 지나서 지붕에 마당에 우물 둔덩에 함박눈이..
만세전(염상섭) 제목: 고질적 여성 차별 만세전은 주인공 이인화가 유학 도중 친정에 있는 아내가 위독하단 소식을 듣고 일본에서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이인화는 급히 떠나야 할 상황임에도 우유부단하게 이곳저곳을 헤맨다. 다시 마음을 잡고 고향에 가던 도중, 배 안에서 조선인들을 멸시하는 말을 듣고 조국민의 고충을 알게 된다. 그가 국숫집에서 만난 아이는 아버지의 조국인 일본을 더 동경했고, 이인화의 형은 집 근처 일대가 일본인 명의가 되어가는 것을 반기며 이익이 더 오르길 기대한다. 그는 그런 조국민의 태도를 보고 진절머리를 느끼고 부인과 가족, 조국의 더럽혀진 현실에서 벗어나려 한다. 이인화가 느낀 한국은 구더기가 들끓는 묘지로 묘사된다. 죽어버린 사람들의 관념들이 묻힌 곳. 그런 ..
광장(최인훈) 주제: 꿈을 좌절시킨 광장 최인훈의 광장의 배경이 되는 한반도는 이념이 대립된 광장이다. 말로만 대립이지, 남한과 북한은 다르면서도 같았다. 공통점이 있다면 두 광장에선 허무할 정도로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거다. 둘 다 모순이 있었다. 남한의 광장은 텅 비어서 죽어버렸고, 북한의 광장은 혁명의 흥분만을 꾸미는 위선자다. 광장은 고독했고, 탈출구도 없었다. 광장의 주인공 이명준에게 남쪽은 월북한 아버지의 죄를 그에게 씌어주었고, 북쪽은 겉치레 혁명으로 그를 좌절시켰다. 그는 남한의 윤애에게 사랑을 갈구했지만 거절당하고, 북한의 은혜에겐 사랑을 배신당한다. 슬픔 속에서 그는 자신의 아버지처럼 월북을 하고, 중립국으로 도피를 하고, 푸른 광장에 도달하게 된다. 이명준의 삶은 사랑을 준 은혜의..
돌베개 위의 나날 /해이수 작가 이 소설에서는 한국인의 미묘한 특성과 해외거주민들의 가혹한 타국의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주인공 사내는 아내와 함께 동반비자를 얻어 호주에서의 유학을 꿈꾸며 이민을 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맞물리지 않는 생활고를 겪으며 그 꿈을 접게 되고, 결국 시민권을 따기 위한 수단으로 아내의 뒷바라지를 하게 된다. 흔히 3D 직종으로 불리는 청소업체를 선배에게 소개받아 간신히 일자리를 얻으나, 최씨라는 인물에게 두어 달치 임금을 뜯기는 등 온갖 비운을 겪게 되는 인물이다. 사내가 이야기를 이끌어가면서 나타나는 한국인들의 고정관념에 대해 주목을 해보았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말이 있지만, 우리들은 어릴 적부터 이와 상반되는 생각들을 주입받아왔다. 경쟁의 시대에서 누구보다 앞서야..